★ 새해에도 달려라! 꼴찌마 차밍걸

지금 우리나라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는 경주마들을 통털어서 최다 연패 즉, 무승을 거두고 있는 마필은 과천경마장 국 4군 소속의 '차밍걸'(6세 암말, 32조 최영주 조교사/변영남 마주)로 2008년 1월 12일에 데뷔하여 2011년 12월 4일 경주까지 통산 71전을 치루는 동안 3위 입상만 8회 기록한 마필이 있다.

그리고, 퇴역마로써 공식적인 최다 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마필로는 '당나루'라는 뉴질랜드산 거세마로 1995년 8월 12일 데뷔전을 치룬 뒤에 2000년 7월 8일 경주까지 통산 95전의 경주에 출주하여 2위 1회와 3위 2회의 성적을 거둔 후에 은퇴하였다.

이들 경주마들은 세칭 변마(便馬) 즉, 꼴찌마들을 상징처럼 여겨지는 마필들로 입상하는 경주마에 베팅을 하여야 적중의 기쁨을 누리는 경마팬들이나 경주에 배정된 상금을 수득하는 마주, 기수, 조교사 등 관련자들에게는 결코 사랑을 받을 수가 없는 부진마들의 대명사로 한 마리는 현재 진행형이고, 한 마리는 과거 완료형 마필로 과연 향후 '차밍걸'이 '당나루'가 보유한 최고 기록을 깰 수 있을지 궁금하다. 71전의 '차밍걸'이 4년여 동안 거둔 기록이니, 지금의 페이스라면 2년 6개월 정도를 더 현역으로 뛰면서 우승을 거두지 못한다면 '당나루'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필자가 보는 이들 두 마필의 차이점으로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지금껏 '차밍걸'은 경주 출전으로 수득한 통산 상금이 \59,950,000으로 밥값을 어느 정도 할 정도로 열심히 뛰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통산 수득 상금 \6,292,000을 벌고 밥값을 전혀 하지 못하고 퇴역한 '당나루'와는 차이점이 있었고, 또 다른 차이점으로는 국산마와 외산마로 승군 체계는 다르지만, '차밍걸'은 6군에서 시작하여 현재 4군에서 활약하고 있고, '당나루'는 최하위군인 외산 5군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경주마의 생애를 마감하였다.

한 마디로 '차밍걸'은 정말 매경주 자신이 보유한 능력을 다한 경주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그래서 다가오는 새해에도 '차밍걸'이 큰 부상없이 경주로를 달리면서 우승은 아니라도 최선을 다하여 경주로를 질주하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 물론 '당나루'의 최다 전패 기록 이전에 우승을 거두는 모습을 본다면 더욱 즐거운 일이겠지만, 설령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경마팬들에게 고배당의 희망을 주면서 열심히 달리기를 기원한다.

이 '차밍걸'과 비교될 수 있는 마필을 필자는 기억하는데, 일본 경마의 대표적인 꼴찌마의 상징인 '하루우라라'다.  "달려라! 하루우라라" 라는 제목으로 책으로도 출간되고 영화화 된것으로 유명한 마필로 마명의 의미는 '화창한 봄날'이다.

이 마필은 일본의 지방 경마장인 고우치현 경마장에서 경주마로 뛰었던 체구가 왜소한 마필로 폐활량까지 작아 경주마로써는 부적격한 마필로 경주마다 꼴찌를 도맡아 하였다. 통산 113전에서 우승 성적이 없는 마필로 2위만 4번 기록하다가 은퇴한 암말이다.

이 마필은 일본 경마 사상 최하의 성적을 거두었는데, 일본 경마계의 영웅으로까지 유명해지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마필은 출전한 경주마다 저조한 성적과 꼴찌의 순위로 경마팬의 야유을 도맡았고, 수득하는 상금이 없기에 사료값을 포함한 마필 관리비를 충당할 비용에도 턱없이 부족하기에 안락사시키기로 결정을 내렸는데, 이 마필을 관리해오던 한 마필 조련사가 눈물을 흘리면서 반대를 하였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 조련사의 말에 따르면 "저희들은 말을 보면 그 말의 마음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 말은 오늘 뛰기 싫어하는구나, 이 말은 오늘 화가 났구나, 그런 것들을 눈빛으로 느낄 수가 있지요, 하지만 하루우라라는 달랐습니다, 늘 뛰고 싶다는 눈빛이었고, 실제로 가장 열심히 달렸습니다, 그리고, 한 번도 짜증을 내거나 달리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인적이 없습니다, 이 말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언젠가는 사료값을 하게 될 것입니다" 라고 간절히 부탁하였다.

이 사연을 그 다음 출전한 경주에서 경마장 아나운서가 경마팬들에게 전하면서 간신히 죽을 고비를 넘긴 하루우라라를 응원해 달라는 멘트를 하였는데, 감동을 느낀 경마팬들이 그 이후에 한결같이 그 마필의 출전 시마다 뜨거운 응원을 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연이 전국 각지로 전해지면서 만년 꼴찌마는 유명 스타가 되면서 팬큽럽도 생겼고, 이 마필을 보기위해 각지에서 찾아오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고우치현과 고우치 경마장은 관광 명소가 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따라서, 나중에 고우치현과 시민들은 그런 공로를 인정하여 이 마필에게 관광공로상을 수여하였고, 부상으로 홍당무 200Kg를 수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