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마장 사람들 - 신민식 기자

최근 경마장에는 전문위원 또는 예상가라는 호칭으로 불리워지는 직업군(郡)이 생겨나 그 직함을 가지고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많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 수가 얼추 500명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일 것으로 판단하는데, 그 중에서는 100% 생업으로 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일을 겸하면서 부업형태로 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이들의 주수입원은 경마전문 예상지에서 글을 쓰거나 편집 또는 기사를 송고 등 예상지 발간에 기여하면서 월급이나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ARS음성과 SMS문자를 통한 경마예상을 주수입원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료 ARS음성정보 제공시스템을 가장 먼저 태동시킨 업계는 운세, 사주풀이 등과 관련한 사주역학 분야와 불법적인 이성관련 대화와 만남 분야였고, 그 후로는 그 바람이 주식투자와 관련한 증권가 애널리스트(투자분석가)들의 정보제공 시스템으로 증권계로 번지고, 그 다음으로 경마예상업계와 경륜, 경정까지 파급되었다. 최근에는 스포츠 토토와 로또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유료음성정보 시스템이 생겨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튼 여기에서 다른 업계의 비슷한 실태를 언급하는 것은 경마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갖가지 정보나 서비스를 ARS음성을 통하여 유료의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으로 경마예상업계만의 특유한 현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튼 공기관인 한국마사회가 시행처가 되어 레저스포츠라는 미명(美名)으로 운영하는 서울경마장, 부경경마장, 제주경마장 이렇게 3개 경마장의 연간매출은 그 규모면에서 세계 7위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렇게 규모면에서 적지 않은 산업이다보니,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경마장 풍경이다. 그 중에는 경마팬들도 익히 들었겠지만, 모예상가는 한 달에 얼마를 번다더라, 모예상가는 버는 족족이 경마베팅이나 마카오카지노나 정선카지노에 가서 몽땅 날리고 거지신세라더라, 그래서 빚만 있는 빛좋은 개살구라더라 등등 많은 소문들과 카더라통신이 양산되고 있는 곳이 경마예상업계다. 필자도 역시 그런 소문과 풍문을 들었지만, 직접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한 경우는 많지 않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실만은 확실히 알고 있다. 예상가 500여명 중에 그렇게 많은 수입을 매월 올리고 있는 사람들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극소수라는 것이 그 첫 번쩨 내용이고, 두 번째는 수입의 부침이 심하고 많은 수의 예상가는 최저한의 수입도 없는 경우가 많아 다른 일을 함께 하거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견디다못해 예상계를 떠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경마예상을 하는 분들 중에는 수입의 다소(多少)를 떠나 그 수입을 알뜰히 챙겨서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경마팬들도 알아주셨으면 한다.

서설과 잡설이 길어졌는데 오늘의 정말 열심히 실고 진짜로 말이 좋아서 경마예상업계에 들어와 열정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신인급 후배예상가를 한 사람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이 친구와 연연이 된 것은 작년에 제가 편집장으로 있었던 '퍼펙트오늘경마'를 통해서다. 그 당시 예상가를 하고 싶다며 찾아온 사람이 지금 경마왕 사이트 기자로 활동하기 시작한 신민식 전문위원이다. 지금은 저와 민병철 전문위원 등과 함께 올해 3월부터 '클린업트리오의 홈런펀치'라는 타이틀로 경마방송도 함께 찍고 있다. 이 친구는 현재 30대 후반의 나이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프로야구를 지망했던 야구선수 출신으로 야구명문인 신일고를 나와 원광대에 야구선수로 입학하였는데, 어깨부상이 악화되어 어쩔 수 없이 진로를 바꾸어 직장생활을 하다가 경마선진국인 호주에서 경주마 육성목장을 하는 매제의 초대로 그 곳에 건너가 역시 그의 소개로 동양인으로써는 쉽지 않은 현지 실정임에도 시드니 근처의 로스칼튼트레이닝 센터에서 10년여를 경주마 육성과 훈련을 직접 담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 이후에 호주생활을 접고 국내로 귀국하여 경마장과 육성목장 등에서 경주마 관련한 일을 찾았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닥쳐 그 대안으로 저를 찾아와 경마예상계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에게는 경주마와 함께 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했던 것이다.

그는 경마예상업에 진출한 지는 얼마 안 되어 화려한 말재주나 예상에 관한 화려한 테크닉(?)은 부족하지만, 필자가 아는한 누구보다도 경주마의 속성을 잘 알고 있고, 훈련 모습과 당일 마필 컨디션 관찰 등에 정통한 "스페셜 아마츄어"다. 그렇지만 그는 앞으로 빠른 시일내에 "스페셜 프로"가 될 자질과 바탕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아무튼 이 글을 보신 분들은 앞으로 패기와 열정으로 똘똘 무장한 작년에 데뷔한 새내기 예상가이자 경마왕 소속 마사회 출입기자인 신민식이란 사람을 한 번쯤 주시도 하시고 가끔 따둣하게 마음으로나마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경마팬들에게 사족(蛇足)이지만, 저 역시 한 사람의 예상가로써 덛붙이고자 하는 말씀은 경마예상가는 쪽집게 도사가 아니라 사전에 치열한 공부와 분석 그리고, 정보취합 등을 통하여 경마책을 만들고, 예상마번을 뽑아내고 현장에서는 여러분의 귀와 눈을 대신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경마예상가들도 경마예상 자체가 일이다보니, 슬럼프도 있고 그 과정에서 심한 스트레스도 받는 다는 점도 아울러 이해해주셨으면 한다.